경기도가 부정한 방법으로 납세의무를 면하거나 명의대여로 재산 추적을 따돌리는 등 지난해 지방세 범칙사건 71건을 조사해 11명을 고발 조치했다고 5일 밝혔다.
범칙사건조사란 세무공무원이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지명을 받아 직접 체납자를 심문하거나 압수수색하는 것으로, 위법 행위를 적발하면 벌금을 부과하거나 수사기관 고발까지 한다. 도는 4명으로 구성된 지방세 범칙사건조사 전담반을 운영 중이다.
도는 지난해 1년간 검찰 지명을 통해 지방세 포탈, 체납처분 면탈 등 71건의 범칙사건을 조사했고, 이 중 개인 신축건축물 취득세 포탈(고발 10명)과 명의대여 행위(고발 1명)를 적발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공동건축주인 A씨 등 3명은 도내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을 신축하면서 건설회사 대표와 짜고 실제 도급금액보다 15억 원이나 낮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들은 다운계약서를 이용해 취득세 등 3,600만 원을 납부하지 않았고, A씨 등 3명은 지방세 포탈죄, 건설회사 대표 등 2명은 방조죄로 고발 조치됐다.
건축주인 B씨는 공사 기간 연장에 따라 도급금액이 4억 원 증액된 도급계약서를 별도로 작성했는데도, 변경 전 계약서로 취득세를 과소 신고하는 등 지방세 1,300만 원을 탈루한 혐의다.
건설업자 C씨는 취득세 등 4억5,000만 원을 체납하자 개인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우려했고, 본인 명의 사업장을 외국계 회사에 재직 중인 아들의 명의로 사업자등록 및 이용한 사실이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도는 벌금상당액 납부 거부 의사를 밝힌 C씨를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체납자였던 D씨는 부친 사망에 따라 법정 상속 지분을 포기하고 공동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받게 했는데, 도가 체납 처분을 회피한 것으로 의심하고 범칙사건조사를 진행하자 체납액 1,500만 원을 전액 자진 납부했다. D씨처럼 범칙사건조사 진행에 따라 체납액을 자진 납부한 인원은 5명, 체납액은 총 1억600만 원이다. 도는 체납액을 냈더라도 ‘지방세기본법’에 따른 체납처분면탈죄가 성립한다고 판단되면 형사 고발 대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경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범칙사건조사는 지방세를 부당하게 과소납부하거나 체납세 납부를 회피하는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강력한 수단이다”며 “앞으로도 경기도는 범칙사건조사 전담반을 통해 점점 지능적인 세금탈루 및 체납처분 면탈 행위자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조세정의 확립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