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자문기구를 넘어 자치 권한을 확보한 주민자치회를 보다 활성화해 지방정부 차원의 민주주의를 확대 실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주민주권 실현의 첫 걸음, 주민자치회’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주민자치회는 2010년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를 확보한 이후 2013년 시범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912개(전체 26%) 읍‧면‧동에서 운영되고 있다. 도내에는 198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읍‧면‧동 차원에서 운영되는 자문기구 성격인 반면, 주민자치회는 주민 대표성을 바탕으로 시‧군‧구의 장이 위촉하는 주민 대표기구다. 주민 생활 관련 사항에 대한 협의 및 심의, 주민화합 및 발전 사무, 지방자치단체 위탁 사무 등도 직접 수행한다.
그러나 연구원이 지난 11월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민자치회에 대한 평가는 다소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73.2%는 주민자치회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정책 효과성’에 54.0%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긍정’은 16.9%, ‘부정’은 29.1%다.
주민자치회 참여 의향은 ▲있지만 적극적 참여는 어렵다 46.4% ▲없고 실제 참여도 어렵다 28.6% ▲전혀 없다 13.0% ▲있으며 꼭 하고 싶다 12.0% 등의 순이다. 참여가 어려운 이유로는 ‘생활 등으로 인한 시간 부족’이 50.6%로 가장 많았다.
주민자치회 도입 이후 실질적 변화를 가져왔는지 묻는 말에 48.3%가 달라진 바 없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큰 원인으로는 주민들의 낮은 관심과 참여(42.0%)를 꼽았다.
응답자 47.1%는 향후 주민자치회 정책 확대에 동의했으며, 정책 확대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는 안정적 재정 기반 마련(39.6%)과 학습지원(21.8%)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최준규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재생,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읍‧면‧동 단위 지역 거점 공간 운영, 마을돌봄 등 다양한 공적 사업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지역 주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주민자치회와 사회적경제 등을 지역 정책과 연계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자치회 제도 도입 초기 특성에 따라 현재는 중앙정부의 지원기능이 강하게 형성됐으나 향후 광역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31개 시‧군이 주민자치회의 설립 및 운영 등에 대한 직접지원 기능을 담당한다면, 경기도는 정책개발 및 제도개선 등의 역할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