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복천, 하천 정비보다 유원지로 개발
정장선 평택시장 “수변공원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 중” 밝혀
코로나 19로 인한 거리 두기와 가택연금(?)이 2년째 이어지면서 평택시민들의 스트레스가 극으로 향하고 있다. 많은 시민이 이런 스트레스를풀기 위해 걷고 운동할 장소를 찾고 있지만, 시내 인근 이래 봐야 딱히 갈 만한 곳이 없다. 갈 곳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고 싶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창간호에서는 평택시민들이 즐겨 찾는 통복천과 부락산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청룡동의 칠원교부터 신대동의 신대 레포츠공원까지 약 6㎞가 이어져 있는 통복천 산책로는 평택역 인근 구도심과 소사벌지구 신도심이 연결돼 있어 산책 및 운동 코스로 인기가 높다. 통복천은 평택의 대표적인 수변공원으로 하천의 양옆으로는 포장도로를 설치하여 인도와자전거 도로로 활용하고 있다. 가끔 평택시 새마을회 또는 통복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인근 새마을 도시 숲에 나무를 심거나 통복천 대청소를 하면서 주민들의 손으로 하천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통복천을 직접 거닐어 보면 설계부터 관리까지 시민들의 여가 선용을 위한 좀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청계천 복원사업 이후로 국내 여러 도시에서는 앞다퉈 수변공원 조성에 나서고 있다. 그래서 어느 도시를 방문하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그 도시를 관통하는 수변공원이다. 평택시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수변공원은 통복천이다. 그러나 통복천 조성은 인구 10만 명에 불과한 정읍시에 비해서도 너무나 뒤떨어져 있다.
하천을 홍수 제방사업으로 볼 수도 있지만, 도 심 하천은 이제 주민들의 여가시설이라는 관점 에서 접근하는 시대다. 2021년 10월 기준 인구 106,951명의 전북 정읍시는 지난 10월 5일 기준 557,450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평택시에 비해 초 라한 수준의 군소도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정읍시를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잘 가꾼 ‘천변’이 라는 하천 변에 엄청난 인파가 모여 하루를 즐기 는 모습을 보고 선진 도시 행정의 모습에 감동할 것이다. 물론 정읍시 천변의 폭이 통복천보다 넓 어서일 수 있다. 하지만, 정읍시 천변의 하천 폭이 통복천보다 훨씬 넓어서 하천 변의 폭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정읍시 천변에는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각기 양쪽에 모두 설치되어 있지만, 수변 공원을 걷는 사람이 자전거와 충돌하는 일은 없 다. 통복천은 한쪽에는 인도만 설치하고 반대쪽 에는 자전거도로만 설치해서 언뜻 보면 안전 설 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 순간 감시할 수 없는 일이고 감시할 일도 아니다. 결국, 사람과 자전거가 뒤섞이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 난다. 처음부터 통복천을 유원지가 아니라 정비 해야 할 하천으로만 접근했기 때문이다.
통복천 변에는 넓은 공간과 좁은 공간이 있어서 여가시설을 설치하기에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 만 일정한 구간에는 쓸모없이 잡풀이 우거진 공 터가 꽤 넓다. 방치되다시피 한 공터를 정비하여 운동 기구라도 설치한다면 더 많은 시민이 통복 천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통복천을 잇는 교각 아래에 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벤치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것은 자전거도로 또는 인도 라는 관점에서 잠시 쉴 공간만 만들어 두었기 때문이다. 여가를 즐기 다가 갑자기 비나 눈이 온다면 훌륭한 피난처로 기능할 수 있다. 버려진 공터를 포장하거나 다듬 고 하천 변에 돌을 쌓아 침식을 막고 야간 조명을 연출한다면 코로나 19로 지친 수많은 시민의 좋 은 휴식처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통 복천 관리를 하천과가 아닌 공원과로 이관할 필 요도 있다. 현재 통복천에는 바람길 숲 조성사업 이 곳곳에서 진행되어 비싼 나무들을 심느라 하 천 변이 공사장으로 바뀌었다. 수억 원씩을 들여 서 배롱나무나 소나무를 심는 것도 좋으나, 주민 가까운 곳에서 기왕에 조성한 쉼터라도 디테일하 게 마무리하는 모습을 시민들은 보고 싶어 한다.
취재 중에 만난 30대 여성은 딸이 타고 가는 자전 거 옆에서 같이 걷고 있었다. 늘 다니는 길이라면서 “여름철에 잡풀이 너무 크게 자라서 애 혼자 보내기 가 겁났다.”라면서 “잡풀을 제거하고 나니 하천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인도를 걷 고 있던 70대 남성은 “체육시설은 주변에도 많으니 굳이 필요하진 않고, 오히려 산책로가 5.4km로 너 무 짧으니 자전거도로 옆에 인도를 좀 내주면 좋겠 다.”라고 말했다.
이런 시민들의 의견에 대해 정장선 평택시장은 “어설프게 여기저기 개발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변공원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 록 하천 변의 길폭을 개선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면서 “이미 공원과를 비롯한 담당 부 서에서 통복천의 수변공원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으므로 우선 통복천의 토대가 되는 수질 개선 과 주변 바람길 숲 사업을 잘 마무리하면서 수변 공원이 졸속으로 개발되지 않도록 세부적인 검토 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1년 11월 25일 발행 주간시민광장 창간호] <글 이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