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의 녹색도시 만들기 움직임이 분주하다. 평택시의 산림비율은 17%로 전국 평균인 63%에 비해 상당히 낮으면서 중국발 황사와 항만으로 인한 대기오염 등은 더 심해서 예로부터 대기 환경이 나쁜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 인식은 민간연구소인 ESG행복경제연구소(이하 연구소)의 자체 평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에 속한 각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 연구소의 ESG 평가지수에서 경기도 31개 기초자치단체 중 평택시는 종합점수 65.16, C등급으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탄소포인트제 가입에 따라 환경 배점, 공정성 의심
이번 ESG 평가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기준으로 각 지자체가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점수를 환산하는 방식이었다. 이 연구소가 밝힌 환경에 관한 점수 배점은 탄소 중립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도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시의 경우 전체지표 중 배점(15점/100만 점)이 가장 높았던 환경부 주관의 전 국민 온실가스감축실천프로그램 『탄소 포인트제(서울시 제외)에 참여한 가입세대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이 중요한 원인이었다. 따라서 연구 과정에서 각 지자체의 의견은 아예 묻지도 않은 채 ESG에 대해 기업과 공공기관의 수요가 급증하자 공개적인 자료를 임의 배점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종합점수에서 C등급을 받은 지자체를 살펴보면, 부산항 국제터미널이 소재한 부산 동구, 울산 항만청이 소재한 울산 남구, 경기도 유일의 항만을 가진 경기도 평택시, 당진항을 가진 충남 당진시가 모두 C등급으로 나타났다. 그 외 C등급인 지자체는 섬유단지가 밀집한 대구 서구와 대전 대덕구 그리고 항구가 있는 강원도 양양군이었다. 이번 평가에서 종합등급 부문별 평점 가중치는 환경 50%, 사회 30%, 거버넌스 20%였다.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탄소 중립이 글로벌 이슈로 자리매김한 만큼 환경에 대한 가중치를 가장 높게 책정했다는 것이 연구소 측 설명이다. 그 결과, 평택시는 평점 가중치가 높은 환경과 사회부문에서 각각 64.75점(C등급·31위), 61.25점(C등급·31위)으로 모두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종합점수 C등급, 부산항 국제터미널이 소재한 부산 동구,
울산 항만청이 소재한 울산 남구,
경기도 유일의 항만을 가진 경기도 평택시,
당진항을 가진 충남 당진시가 모두 C등급으로 나타났다.
공개할 수 없는 평가 배점, 신뢰성 떨어뜨려
이번 평가를 주관한 ESG 행복경제연구소 이치한 본부장은 “평택시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점수와 내용은 지자체 요청 시에만 공개하고 일반 언론사에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평가는 지자체별 상대평가이므로 다른 시군과 비교한 자료까지 공개해야 하므로 공개가 불가하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지자체 현장조사는 없었고, 그 대신 지자체가 공시한 통계자료나 홈페이지를 토대로 평가했다.”라고 데이터 출처만 밝혔다. 이에 대해 평택시 언론홍보팀 백혜열 주무관은 “관련 민간연구소로부터 점수 배점에 필요한 자료요청을 받은 바 없으며, 민간연구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라서 언급할 내용이 없다.”라고 밝히며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자치 경영대상에서 환경부문 대상을 받은 평택시를 환경부문꼴찌로 발표한 이유는 해당 연구소에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평택시가 서해안권인 데다가 평야 지대여서 중국 황사 등으로 미세먼지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작년 경기도에서 미세먼지 감축량 1등을 했고, 300만 그루 나무 심기 등으로 점점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최대 초미세먼지 감축률, 평택은 희망을 말한다. 실제로 평택시의 대기 환경은 2019년 대비 2020년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에서 20.8%, 초미세먼지(PM2.5) 농도에서 23.9% 정도 감축된 것으로 기록됐다. 이 같은 평택시의 미세먼지 감축률은 경기도 최대수준이다. 초미세먼지 감축률은 전국 평균 17.4%, 경기도 평균 17.7%에 불과하지만, 평택시는 23.9%를 기록하여 미세먼지에 취약한 지리적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한 평택시민들의 노력은 평가받을만하다. 아울러 민간연구소가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평가한 자료에 근거하여 평택시정 전반에 걸쳐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하고 있다.
[2021년 11월 25일 발행 주간시민광장 창간호] <취재 이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