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조류 충돌이 자주 발생하는 도내 도로 투명방음벽 5곳에 다음달 방지시설(스티커 필름)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2월 도가 발표한 ‘경기 조류 충돌 예방정책 추진계획’의 후속 조치 중 하나다. 당시 도는 연간 800여만 마리(1분에 15마리)의 조류가 인공구조물과의 충돌로 폐사한다는 환경부 자료를 인용하며 시‧군과 협의해 조류 충돌 방지시설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범사업 대상지는 ▲수원 신동사거리 주변 ▲고양 삼송 LH 12단지 주변 ▲고양 원흥초등학교 남측 주변 ▲하남 미사호수공원 주변 ▲양주 옥빛중학교 주변 방음벽 등 5곳이다. 대상지는 네이처링(생태 관찰 앱)에서 확인된 조류 충돌 다수지역(동)을 근거로 시·군 참여 의향 및 국립생태원 전문가 검토 등을 토대로 선정됐다. 이들은 모두 유동 인구가 많은 주거지역 보도 인근에 설치된 투명방음벽이다.
사업 규모는 참여 시에 1억5,000만원씩 총 6억원으로, 도에서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한다. 도는 7월 중 연장 합계 2.4km 투명방음벽에 세로 5cm·가로 10cm 미만 간격의 무늬를 넣은 스티커를 부착한다. 이는 환경부의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 이처럼 밀접한 무늬를 넣으면 야생조류가 투명 구조물을 장애물로 인식해 통과하지 않는다.
도는 시범사업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을 진행해 사업효과를 분석한다. 모니터링에는 도민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경기도 새로고침 모니터링단’도 참여한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이번 시범사업 대상지를 포함한 도내 주요 지역에서 야생조류의 인공구조물 충돌 폐사 사례를 조사하기도 했다. 도는 사후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조류 충돌 방지시설 설치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인간이 조금만 관심 가지면 얼마든지 많은 생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인데 경제적 이유 때문에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는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번 시범사업 추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야생동물과의 공존에 중요성을 인식하는 작은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지난 3월 초 경기도청사 신관과 구관 간 연결통로 투명유리면으로 인해 야생조류가 충돌 폐사했다는 내부 제보를 접수해 같은 달 28일 약 180㎡ 넓이의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