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최호 평택시장 후보, 고속도로에서 하나는 ‘역주행’을, 다른 하나는 너무 느린 ‘마차 자가용’을 운행한 셈
◯ “이마에 땀을 흘리지 않고서는 빵을 먹을 수 없다는 원칙에는 당신은 투쟁하는 가운데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원칙이 동일한 진리로 파악되고 있다”(예링)
◯ “인간은 자신의 권리를 갖지 못할 때, 마치 로마인이 ...노예를 동물과 동일하게 취급했듯이 동물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권리를 완전히 포기하는 일은 도덕적 자살에 해당한다.”(예링)
<조종건 시민사회재단 상임대표>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경복궁에 먼저 불을 지른 사람이 일본군이 아니라 조선 백성이었다는 것은 큰 충격이다. 이 사건은 임금(못난 인물)이 백성을 버릴 때 나타난 현상이다. 정치인이 지역민과의 소통을 외면할 때, 민심은 돌변한다.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경기도에서 ‘비상식의 공천’을 볼 수 없고 “경기도가 앞장서 지방분권을 열 수 있도록 능력있고 참신한 인재들(인물)이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도지사 후보와 평택시장 후보의 경우, 하나는 불량품(자질미달)을, 다른 하나는 조선시대 지도자(소통함량 미달)를 유권자에게 내민 셈이다. 마치 고속도로에서 하나는 ‘역주행’을, 다른 하나는 너무 느린 ‘마차 자가용’을 운행한 셈이다. 만일 110km 속도로 경부고속도로에서 역주행을 한다면? 운전자 사망은 물론이고 그 사고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만일 경부고속도로 2개 차선만 시속 20km 속도로 나란히 달리는 2대의 자동차만 있어도 교통지옥은 예상된다. 하나는 탈법주의 사고를, 다른 하나는 1980년대 사고(thinking)에 멈춰있는 권위주의 사고다.
첫째,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의 탈법정신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외 7인 국회의원들은 김은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재산허위신고와 허위사실공표로 당선 취소형이 유력하다고 지적했다.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측이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재산축소신고의혹에 대해 ‘중대범죄’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8인 국회의원들은 “오늘 선관위의 결정으로 김은혜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을 처지가 될 것이 분명해졌다”라며 “결국 남을 것이라고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을 일뿐인 사람이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강용석 후보 캠프 김소연 수석대변인은 5월 29일 “국민의힘은 경기도민들 세금으로 보궐선거 치르는 사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은혜 후보를 사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2017년 아파트 동대표선거조차 후보가 마을도서관의 3,300만원 기부 물품을 받도록 한 이력서에 따른 ‘기한내 영수증 미제출’이 허위사실로 판명, 후보자등록 무효 결정이 났다. 도지사 선거가 동네 선거보다 못하단 말인가. 게다가 보궐선거의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 세금 550억원 이상, 부산시장의 경우 250억원 이상이 들어 유권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둘째, 국민의힘 평택시장 후보 단수 공천은 혁신의 걸림돌이다. 중앙당에서 임명하면 끝이라는 사고는 오만 중의 오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장선 후보측과 반대로 국민의힘 최호 후보측는 5월 20일 시민사회재단과의 정책협약을 거절했다. 심지어 정책안에 대한 찬반표명도 거절했다. 정책협약안은 시민사회재단이 주당 약 60시간씩 4년 동안 민생 현장 준비 및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들과 지난 4년 동안 84회에 걸친 임원 운영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정책안을 명시, 후보측에 전달하고, 후보 사무실까지 방문했으나 협약식도 협약안 응답도 거절했다. 지난 7회 평택시장 후보들(정장선, 공재광)은 정책질의에 대해 서면 제출했으나, 8회 평택시장 최호 후보는 정책안에 대한 서면 찬반표명도 거절했다. 사실 지난 5월 11일에는 5개 단체들(금요포럼 평택시민환경연대 괴태곶봉수대되찾기시민운동본부 평택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방음벽안전환경시민연대)과의 협약식도 협약안 응답도 거절했다. 대화정치의 실종 아닌가? “그렇다면,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한 평택시장 공천은 비상식의 공천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불공정, 비상식이 만연했던 지난 5년”이라고 비판했는데 취임 초 지방선거부터 국민의힘 경기도지사와 평택시장 후보에서 자살꼴이 된 셈이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 홍서윤 선대위 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최호 후보가 2015년 재산총액이 –3,410여만원인데 “올해 중앙선관위에 평택시장 후보로 입후보하며 신고한 재산은 22억 6,500여만 원에 이른다”면 경기도의원 시절에 관련된 사건은 아닌지 유권자에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 사실 품격 있는 평택시민들이 생각하는 단수 공천이란 ‘진실’을 위해 사투를 벌인 경험이 풍부한 노련미와 ‘영혼이 있는 대화정치’를 할 줄 아는 인물을 말하며 단수공천은 극히 예외로 허용되는 것 아닌가.
셋째, 정책안 거절에 따른 후보 검증차원에서 최호 후보 리더십은 자기 희생정신에 기댄 시민 자치역량을 깊이 고민하고 있을까?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근대 경제 질서가 인간의 삶을 결정하게 되고, 인간은 거창한 기계 속에 갇혀 버렸다는 것이다. 정신은 사라지고 물질 추구의 시대가 된 현대 사회의 합리화 과정이 낳을 ‘미래사회’는 ‘쇠우리’(an iron cage) 같다고 비탄해 했다. 베버는 물질의 부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도덕의 무질서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를, 주인이 되어야 할 인간이 사회 조직의 노예로 전락시킨 현대 사회 구조의 모순을 도덕의 감수성으로 일깨웠다. 동물과 다른 도덕이 있는 인간 사회를 위한 최호 후보의 자기희생에 기댄 시민 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사투가 담긴 후보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새가 하늘 높이 날 때 한쪽 날개로만 날 수 없듯, 선거는 후보의 설득과 유권자의 지지라는 두 날개다. 유권자의 지지는 후보의 평판과 직결된다. ‘경제적인 득실보다 대중에게 공분을 일으키는 이슈가 평판에 더 많은 악영향을 끼친다. 디지털 시대의 평탄은 확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뻗어 나가는 범위가 매우 넓어 뒷감당이 어렵다’는 댄 힐리(Dan Healy)의 말이 깊이 와닿는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