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더불어민주당 ‘평택을’ 전략공천은 그야말로 멘붕사건이다. 유권자들은 국회에서 사라진 토론문화, 이재명•조국 사건에 비친 과도한 공권력 사용, 정부의 양평고속도로 사익화 지원 의혹, 채상병의 억울한 죽음,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력, 대통령의 거짓말과 영부인의 불법행위를 듣고, 자료 검색을 하며 밤잠을 설치던 것이 어디 한두 달인가! 정치 스트레스로 삶의 의욕을 잃은 국민이 60%를 넘는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이번 평택을 전략공천을 했다는데 그대들에게 묻고 싶다. 이번 결정이 국민을 위한 판단이며 지역당원을 위한 대안인가. 정권심판에 대한 절실함을 정말 담고 있는가. 정권심판을 기다려 온 유권자들에게 울림의 정치를 줄 수 없는 사연이라도 있단 말인가. 평택을 전략공천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 아닌가.
첫째, 민주당의 시각에서 전략공천 대상자는 정권심판에 각을 세울 법조인 출신 또는 현 정권의 억울한 희생자들 아닌가. 사실 정권심판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진정성은 전략공천에서 평가된다. 전략공천만큼은 법 전문가들을 포진하되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을 모아야 마땅한 것 아닌가. 검사출신의 찬신한 인물, 그간 검찰개혁의 중심에 선 변호사들을 대거 포진하는 것이 상식이다. 국민의힘이 검찰중심의 정치판을 짜고 있다면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검사, 판사, 변호사, 경찰 출신 후보를 포진하는 것은 의미 있다. 그러나 평택을의 경우, 이병진 박사는 중국통이다. 그는 오랫동안 중국 분야의 전문가다. 이는 마치 적군은 비행기 편대로 공격하는데, 아군은 칼을 차고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것 아닌가. 한가로운 선거운동에 국민의 분노가 있으며 유권자들은 전략공천에서 절실함을 찾을 수 없어 이 나라를 한탄하지 않는가.
둘째, ‘평택을’ 전략공천은 민주당의 반복실수다. 제21대 총선 전략공천 실수로 실패한 지역이 평택을이다. 평택과 같은 도농도시는 혈연, 지연, 학연이 크게 작용하는 곳이다. 끈끈한 관계망으로 형성된 지역에서 전략공천은 내부결집의 역주행이다. 오히려 경선이 상식이다. 이번 평택을 전략공천은 예비후보자들의 충격, 지역당원들의 분노, 중도 지지층의 실망, 시민 유권자들의 민주당 신뢰도에 대한 냉소로 민주당 지지의 분열, 선거패배에 대한 우려, 심지어 평택갑/병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견된다. 당원의 시각에서나 오피니언 리더들의 시각에서 전략공천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이성윤 검사, 이언주 변호사, 이지은 경찰총경 출신과 같은 이들이 출마할 때 수용가능한 대안 아닐까. 이 지역 특성상 전략공천을 공정한 경쟁으로의 방향 전환이 선거재앙을 피하는 길 아닐까. 순발력 있는 결단은 다수 지역 당원들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것이며 유권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평택은 국제도시로 변하고 있고, 평택의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의 꽃인 자치를 원한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훈련된 자들을 국회에 보내고 싶어한다. 지난달 대통령 비호감도 63%, 공감 정치 실종, 무리한 통치 스타일에 각을 세울 민주당의 리더십은 시스템 공천, 공정한 경선을 통한 민주당 ‘평택을’의 분열을 막고, 당원들에게 활기를 주는 정책 탄력성 아닐까.